◆한국 여성고용지표, OECD 하위권
지난 1월 6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한국의 여성 고용지표는 OECD 38개국 중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3년 기준 한국 여성(15~64세)의 고용률은 61.4%, 경제활동 참가율은 63.1%로 OECD 회원국 중 31위를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년 전인 2003년과 비교했을 때 한국 여성 고용지표의 순위가 오히려 하락했다는 사실이다. 2003년 27위였던 한국의 여성 고용률 순위는 2023년 31위로 4단계나 떨어졌다. 이는 한국의 여성 고용 환경이 개선되지 못하고 정체되었거나,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딘 발전을 보였음을 시사한다.
또한, ‘30-50클럽’으로 불리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천만 명 이상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도 한국은 여성 고용률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2021년 기준 15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을 살펴보면, 30-50클럽 7개국 평균은 68.2%였으나 한국은 56.2%로, 일본(74.8%), 영국(74.2%), 프랑스(73.9%), 독일(73.8%)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은 이유
그렇다면, 이처럼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약 1천만 명에 달하며, '육아·가사' 활동상태의 비중이 64.7%나 차지한다. 이는 한국 사회가 여전히 전통적인 성 역할 분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많은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해 경력 단절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한국의 여성 경력단절 문제는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와 정책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다시 일자리로 복귀하고,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면 이는 곧 지역사회와 국가 경쟁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경력단절여성 경제활동 활성화 방안
경력단절 여성들은 사회적, 경제적 잠재력을 가진 중요한 인적 자원이다. 이들의 경력이 일시적으로 단절되었다고 해서 그들의 역량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육아와 가사를 통해 습득한 문제 해결 능력, 시간 관리 기술, 멀티태스킹 능력 등은 다양한 직업군에서 요구되는 핵심 역량으로 전환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직무 교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 습득, 최신 산업 트렌드에 기반한 실무 교육, 창업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여성들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경력단절 여성들은 노동시장으로의 복귀를 넘어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또한, 정부와 기업의 협력을 통해 유연 근무제와 육아휴직 제도를 강화하고, 재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여성들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여성창업의 의미
경력단절 여성들의 창업은 개인의 경제적 자립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의미를 가진다. 여성들이 지역 내 창업 생태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이는 지역 내 소비 증가, 일자리 창출, 산업의 다양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여성 창업을 지원하는 자금 지원, 멘토링 프로그램, 판로 개척 지원 등의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된다면, 여성 기업가들이 서로 협력하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 창업은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여성 창업가들은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제시하며, 지역 내 경제 구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나 역시 출산과 육아로 인해 회사로 복귀하는 것이 쉽지 않아, 건설 분야의 경력을 살려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막연한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 시작했지만, 도전하는 과정에서 한국여성경제인협회를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육아, 가정, 사업이라는 공통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며 큰 용기를 얻었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니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경력단절 여성, 경제 성장의 핵심 인재
경력단절 여성들의 재취업과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유연 근무제와 돌봄 지원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아빠의 육아 참여를 독려하는 사회적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여성들이 실질적인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멘토링과 커리어 코칭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성들 스스로도 자신의 삶과 성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나 역시 이러한 고민 속에서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끝까지 일을 놓지 않았기에 지금의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 같다.
경력단절 여성은 단순히 지원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경제 성장의 핵심 인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존재이다. 이들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사회적 투자이다. 앞으로도 여성들이 당당히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윤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세종지회 회장
(주)바른기업 대표
